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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만한 이야기와......

마음이라는 글자에서 떨어져 나온 점 하나

by shanim 2025.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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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라는 글자에서 떨어져 나온 점 하나

 

가만히 ‘마음’이라는 글자를 서예 붓으로 써보았어요.
다 쓰고 나면 어딘가 꽃 위에 조심스럽게 내려앉은 나비 같은 생각이 들죠.
나는 문득 내 마음이 궁금해졌습니다.

 

하루의 끝자락, 책상 위에 앉아 무심코붓으로 ‘마음’이라 적었습니다.
손끝으로 또박또박 눌러쓴 글자, 조용히 '마'라는 글자에 찍힌 점 하나.
작지만 단단한 그 점을 바라보다가,
나는 장난처럼 붓을 들어 다시 썼습니다.

그리고는 '마'의 점을 떼어 ‘음’이라는 글자에 살며시 붙여 보았죠.
그러자 놀랍게도,
종이 위엔 낯선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미움.

참 이상했습니다.
따뜻하고, 조용하고, 고운 글자인 ‘마음’이

점 하나의 위치만 바꾸자 '미움'이라는
날카롭고 쓸쓸한 단어가 되는 겁니다.
마치 벽에 기대어 앉아있던 햇살이,
갑작스레 구름에 가려지는 순간처럼.

점 하나의 위치만 달라졌을 뿐인데
그 위치의 차이가
뜻의 온도를, 단어의 숨결을, 감정의 방향을 달리했습니다.

내 마음속에 있는 감정들도,
혹시 그런 점 하나에 의해 미묘하게 움직이는 건 아닐런지.

생각해봅니다.
사람의 말 한마디, 눈길 하나, 행동 하나가
왜 어떤 날은 미소로, 어떤 날은 상처로 다가오는 걸까.
분명히 같은 말인데
왜 내 귀는 어떤 날엔 그것을 비난으로,
어떤 날엔 다정함으로 받아들이는 걸까.

알고 보니,
그건 상대의 말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내 안에 있는,
보이지 않는 ‘점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그 점이 마음에 붙어 있을 땐
나는 관대해졌고, 부드러웠고,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점이 이탈해 ‘음’에 붙은 순간
내 마음은 닫히고, 오해가 생기고, 미움이 피어나기 시작했죠.

아무도 모르는 그 ‘점 하나’의 방향성.
사실 우리는 그것 하나에 의해
사람을, 상황을, 세상을 판단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마음이라는 글자 끝의 점 하나는
미움이라는 단어 안에서 자리를 바꿔 살아갑니다.
어디에 붙이느냐에 따라
당신의 하루가, 당신의 사람관계가,
그리고 당신 자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당신 마음의 점 하나, 오늘은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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