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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만한 이야기와......

소의 눈물, 그날의 울음

by shanim 2025.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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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의 눈물, 그날의 울음


정말일까요? 소도 죽음을 알고 눈물을 흘린다고 합니다.
마치 우리처럼 두려워하고, 슬퍼하고, 이별을 알고.
그 말에 문득, 오래전 어느 여름날이 떠올랐습니다.


할머니댁 마당 한켠엔 소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어미소였고, 그 옆엔 갓 태어난 송아지가 있었습니다.
갈빛 털에 젖은 숨, 비틀비틀 걸음으로 어미의 젖을 찾던 작고 여린 생명.
우린 마당 끝에 매달려 송아지 이름을 지어주곤 했습니다.
‘누리’라고.
넓은 세상을 오래오래 누리라는 뜻이었죠.

하지만 그 여름이 지나기 전,
마을 어귀로 트럭이 들어왔습니다.
"송아지 데려간다."
어른들이 무심히 내뱉은 말이었지만,
그 말이 던진 파문은 우리보다
어미소의 가슴에 먼저 닿았던 것 같습니다.

송아지는 줄에 묶인 채 실려갔고,
그날 저녁, 어미소는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정말로 ‘울었습니다’.
울음이라기보다 외침 같았죠.
깊고 긴 울부짖음.
사흘 밤낮을 그렇게 울었습니다.

먹지도 않고,
우리 옆에도 오지 않고,
하늘을 향해, 마당 끝을 향해,
계속 울었습니다.


그날 밤,
아버지는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소도 안다. 새끼 잃은 걸.
사람처럼 품고 키우고…
그러니 죽음도, 이별도 아는 거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
실제로 소는 도축장에 가까워질수록 거칠게 떨고 눈물을 흘린다고 합니다.
짐승에게도 감정이 있다면,
아니, 감정을 '느끼는 존재'라면
짐승이라 불러도 되는 걸까요?

그 어미소는 그 후로도 한동안 울었습니다.
마치 ‘언젠가 다시 누리를 찾을 수 있을까’ 하고 묻듯이.
그 울음은 점점 희미해졌지만,
그 울음의 잔향은 지금까지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슬픔은 종(種)을 가리지 않습니다.
이별을 아는 가슴은,
울음을 통해 세상과 대화하려 합니다.

 

“말이 없다고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

 

 

***참고

🐮 소는 자신이 죽을 것을 알까요?

소의 인지 능력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지만, 소가 사람처럼 '죽음'의 개념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죽음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은 인간에게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소를 포함한 많은 동물들은 위협적인 상황이나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에 대해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낍니다. 도축장으로 향하는 과정은 소에게 매우 낯설고 불안한 경험일 수밖에 없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 낯선 소음, 다른 소들의 동요 등은 소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불안감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 도축장에 갈 때 눈물을 흘리는 것이 사실일까요?

소가 도축장으로 향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흔히 목격됩니다. 이것이 슬픔이나 죽음에 대한 인지 때문에 흘리는 눈물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소의 눈물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스트레스와 불안감: 앞서 말씀드렸듯이 도축장으로 가는 과정은 소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줍니다. 스트레스는 눈물을 포함한 다양한 생리적 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물리적 자극: 먼지, 바람, 건조한 공기 등 물리적인 자극에 의해 눈물이 분비될 수도 있습니다.
  • 고통: 만약 운송 과정에서 물리적인 고통이 발생한다면 그로 인해 눈물을 흘릴 수도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소가 죽음을 인지하고 슬픔 때문에 눈물을 흘린다고 명확하게 증명된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소가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며, 눈물은 이러한 감정이나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소가 '죽음'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도축장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는 현상은 실제입니다. 이는 소의 감정을 이해하려는 우리의 노력과 함께, 동물의 복지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저는 어릴 때 고창증으로 죽어가는 소의 눈물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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